처음 이 제품을 봤을 때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초록색 커버부터가 내 기준에서는 전혀 맛있어 보이지 않았고, 참치에 시금치가 들어갔다는 설명을 보고는 “과연 이걸 먹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보호자 눈에는 괜히 건강식 느낌만 강하고,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는 잘 보이지 않는 조합이었다. 그래서 처음 캔을 따기 전까지도 반신반의한 마음이 컸다.
그런데 역시 고양이 입맛은 사람의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캔을 여는 순간부터 새벽이의 반응이 달랐다. 멀리 있던 새벽이가 바로 다가와 킁킁대기 시작했고, 그릇에 담기도 전에 이미 관심이 확실했다. 보통 처음 보는 습식 앞에서는 한 템포 쉬고 지켜보는 편인데, 이 날은 그런 과정이 없었다. 그대로 다가와서 먹기 시작했고, 망설임 없이 첫 입을 떼었다.


실제로 급여해보니 이 제품은 국물이 묽은 편이 아니라 꽤 걸쭉한 그레이비 타입에 가깝다. 참치 조각을 감싸는 소스의 밀도가 있고, 시금치도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띄게 뿌려져 있다. 숨겨진 채소가 아니라 누가 봐도 “시금치가 들어 있구나” 싶은 정도다. 그래서 더 걱정했는데, 그 걱정은 완전히 쓸모없었다.
새벽이는 시금치를 피해 먹지도 않았고, 골라내지도 않았다. 특정 부분만 남기는 일도 없었다. 전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이 끊기지 않게 먹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고양이에게 중요한 건 재료 이름이나 색깔이 아니라 전체적인 향과 질감의 조화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사람 기준에서의 ‘이상한 조합’은 고양이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제품이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접근성이다. 기호성이 아무리 좋아도 구하기 어려우면 결국 손이 덜 가게 되는데, 이 제품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잘 먹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럼 다음에도 또 사야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 꽤 큰 장점이다. 일회성 성공이 아니라, 일상 식단에 넣을 수 있는 선택지라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초록색 패키지 때문에, 시금치라는 재료 때문에 괜히 한 번 더 의심했던 습식 사료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심하고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 새벽이처럼 생각보다 다양한 조합을 잘 받아들이는 고양이라면, 이 제품은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결국 고양이 사료는 사람 눈에 얼마나 맛있어 보이느냐가 아니라, 고양이가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전부다. 이 초록색 캔은 그 사실을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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