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픽은 늘 기대를 하게 되는 브랜드다.
성분을 보면 더 그렇다. 토끼와 양, 각종 내장과 초록입홍합까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건 진짜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구성이다. 나 역시 그랬고, 그래서 새벽이가 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이번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캔을 열었다.


토끼는 비교적 잘 먹는 편이니까, 혹시 양 향이 덜 느껴지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하지만 그 기대는 너무 빨리 무너졌다. 캔을 따자마자 새벽이는 냄새만 한 번 맡고 그대로 돌아섰다. 그릇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보통 마음에 안 들어도 한두 번 핥아보거나, 최소한 고개는 들이미는데 이번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나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 아니라 그런지 양 냄새가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새벽이는 확실히 달랐다.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 반응은 꽤 단호했다. 기다려보기도 하고,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놔둬보기도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남김없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마다 조금 허탈해진다. 사료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걸 아니까 더 그렇다. 지위픽은 여전히 좋은 제품이고, 이 레시피도 분명 어떤 고양이에게는 훌륭한 선택일 거다. 진한 육향을 좋아하거나, 양 특유의 향에 거부감이 없는 고양이라면 오히려 잘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단 하나다.
먹느냐, 안 먹느냐.
아무리 성분이 좋아도, 아무리 평가가 좋아도, 새벽이가 거부하면 그걸로 끝이다. 고양이 사료는 보호자의 만족보다 고양이의 코가 먼저 판단한다는 걸,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지위픽은 여전히 좋은 브랜드다. 다만 이번 토끼&양 레시피는 새벽이에게는 아니었다. 아쉽지만, 이런 기록도 남겨두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료만큼이나, 실패한 사료도 분명 배울 게 있으니까.
다음에는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건 새벽이의 코가 결정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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